[필사] 초보 월급쟁이 투자자의 투자시간 확보 & 가정-투자 밸런스 맞추기 - 너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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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너와나를위하여입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요즘 정말 눈코뜰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의 특성상 연말연초에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가는데, 
    투자활동을 늦추고싶지 않은 주제넘은 욕심에 날짜만 겨우겨우새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이런 생활이 즐겁다는 것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

    아시다시피 저는 이 곳에 칼럼을 쓰는 기라성같은 선배님들과 달리,
    아직 투자자란 이름을 붙이기에도 어려운 쌩초보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그래서 아~~~주 가끔은 오히려 월부에 계신 대부분의 초보투자자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을 보는 눈이나, 멋진 투자경험, 나만의 안목과 통찰력같은 건,
    아직 제게 없지만,

    초보자로서 어떻게 투자시장에 진입하고 안착할지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하는 수준에서는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투자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 가정생활과 투자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얼마 전 너바나님의 열반스쿨 뒷풀이 자리에서 강의를 듣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떻게하면 큰 트러블 없이 투자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왔었어요.

    그때 저는,
    '아, 역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계시는구나'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우선 제 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려야할 것 같아요.

    저는 지난 1년간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좌충우돌하고 있는 투자지망생(?)입니다.

    '멋진 투자자로 성장하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저 역시 모든 초보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당면한 과제였죠.

    저 같은 경우에 회사에서 평균적으로 1주일에 1~2일은 야근을 합니다.

    회사 내에서는 초급관리자이기 때문에 unit을 하나 맡아 2명의 후배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으며,
    회사의 위치는 출퇴근 각각 약 1시간, 총 2시간 정도입니다.

    현재 생후 2개월된 아이가 하나 있고요.

    말씀드리기 창피하지만,
    되도않는 실력으로 투자한 것들이 있어 끊이지않고 "계약 - 세입자구하기 - 인테리어 - 잔금" 등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경험과 내공을 갖추신 투자 선배님들과 달리,
    저는 여러가지 면에서 어설프고 서툴렀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ㅎㅎ)

    치이는 듯 살면서도 즐거운 건 내가 정말 몰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반드시 경계해야할 것이,
    '나의 지금 상태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다.', '나에겐 열정이 있으므로 슬럼프 따윈 없을거야'와 같은 과도한 자기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꾸준하려면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화해서 언젠가 찾아올 슬럼프 등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선 저의 환경을 구분해보았습니다.

    "가정 - 회사 - 나 혼자(투자) - 기타(친구, 지인 등)"로 구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였습니다.

    1순위. 가정 & 나 혼자(투자)
    2순위. 회사
    3순위. 기타(친구, 지인 등)

    우선 투자자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정한 이후로는,
    회사는 그 순위가 2순위로 밀려났습니다.

    1순위는 가정과 나 혼자(투자)가 동일합니다.

    마지막으로 3순위가 기타입니다.

    첫번째로, 활용이 가능한 절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위의 3가지 중 아예 삭제가 가능한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3순위 기타입니다.

    친구와 지인들과의 만남이나 모임을 최소화하였습니다.

    다들 의아해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친구와 지인들에게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최소화하였습니다.

    제게 있어 인간관계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주 만난다고 돈독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목표에 다가갈수록 저는 저의 친구와 지인들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정 & 나 혼자(투자) vs 회사간 충돌

    그렇게 기타를 저의 24시간에서 삭제하고나니,
    1순위. 가정 & 나 혼자(투자) 와 2순위. 회사 간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보통 많은 월급쟁이 투자자들께서 고민하시는 부분이 '회사 눈치'입니다.

    저 역시 그런 것이 없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또한 '댓가를 치른다'라는 제 멘토님의 조언을 듣고 과감하게 실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 10여 년간 느낀 점이 하나 있는데,
    '감정'적인 소통에 문제가 생길 때 비로소 '이성과 논리'가 개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이가 좋은 상사와 부하직원이 있습니다.
    그들 사이의 업무는 융통성을 발휘하면서도 무리없이 굴러갑니다.

    물론 그런 관계만을 믿고 내가 해야할 1인분의 역할조차 하지 못한다면 곧 그 관계도 망가지겠지만,
    감정적 교류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회사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용기를 내어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냈지만,
    제 몫을 다하고 조금이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회사에 있는 약 9-10시간은 사력을 다해 업무를 진행합니다.

    업무적으로 내 상사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 - 예를 들면, 싹싹하면서도 예의바른 태도, 아주 가벼운 선물 등 - 을 해나간다면, 
    회사에서봐야하는 그 지긋지긋한 '눈치'의 부담으로부터 상당 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게 쉽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적어도 월부에 계신 분들께서는 가만히 아무것도 안해보고 내 인생이 좋아지길 바라는 분은 없으시리라 믿기 때문에,
    감히 용기내어 시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최소한의 책임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한 감정적 연대는,
    지금 내 옆자리의 상사를 이성과 논리만 내세우는 꽉 막힌 꼰대가 아닌 나를 챙기고 이해해주려는 따뜻한 상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가정 vs 나 혼자(투자)

    자,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ㅎㅎ '가정 vs 나 혼자(투자)'의 충돌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저는 생후 2개월된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생활을 다시 둘로 나누면,
    '아내 그리고 아이'가 됩니다.

    보통 많은 분들께서 '투자를 통한 실질적 성과'를 내면 내게 좀처럼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배우자가 마음을 돌리리라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그랬고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니,
    중요한 건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책임과 신뢰입니다.

    아내와 정말 지겹도록 싸웠습니다.ㅎㅎ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그렇다고 지금 아예 안 싸우는 건 아닙니다 ㅋㅋ)

    저는 저대로 '이게 다 우리 가족을 위한건데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해주냐'고 화를 내고,
    저희 아내는 아내대로 '지금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인데 이렇게까지 현재를 희생하고 싶지 않아'라며 서운해했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힘들게 공부하고 임장하고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 아내와 싸우기라도 하면 몸에서 남은 힘까지 전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이런건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저는 비록 아주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투자를 하고나서 토요일은 단 하루도 집에 있었던 적이 없는데,
    토요일 하루 큰 마음먹고 시간을 비우고 임신중인 아내와 식사를 하러 나섰습니다.

    차를 가지고 이태원에 있는 좋은 레스토랑에 갔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너나위 : 자기야, 우리 매일 싸우면 서로 잘못된 점만 이야기하잖아. 오늘은 정말 서로에게 원하는 걸 이야기해보자.

    아내 : 원하는 거?
    너나위 : 응, 원하는 거~
    아내 : 음... 나는 자기가 그냥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나랑 같이 보냈으면 좋겠어. 뱃속의 아이는 잘 크는지, 내 몸은 괜찮은지, 그런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적잖이 놀랐습니다.

    왜일까요?
     
    제가 놀란 이유는, 아내가 제게 원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투자를 막 시작하신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체할 수 없는 열정'입니다.

    그리고 때론 그런 열정이 나의 관심사, 즉 투자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것들을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곤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조급함입니다.

    저는 그런 조급함이 들 때마다 생각합니다.

    '어차피... 평생할 투자 아닌가? 불성실하게 하는 둥 마는 둥 하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내가 투자를 하는 이유인 가족까지 내 24시간에서 쏙 빼놓을 순 없지 않은가?"


    저희 부부는 그날 식사를 하고 차를 한 잔 하면서,
    서로의 시간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이 방식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서로의 시간표를 만들어 보는 것 말입니다.

    이 과정이 의미있는 것은,
    시간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서로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 짜놓고 그대로 이행하려 노력만 한다면 서로 간의 불만을 상당히 없앨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간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양보해야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그 전처럼 내가 원하는 것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앨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시간표입니다.
    (창피하지만, 도움이 되실 수 있으니 공개합니다ㅎㅎ)

    아이를 낳고나서 아내와 대화를 하며 시간표를 작성해보니,
    '이왕이면 아이를 매일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가족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평일 중 하루는 같이 저녁식사를 했으면 좋겠다.'
    정도의 원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맞게 시간표를 수정했지요.

    매일 밤 11시부터 12시까지는 아이 목욕을 시키거나 안아주며 아내와 대화를 하고,
    적어도 수요일 정도는 일찍 퇴근하여 장모님, 아내와 식사를 합니다. 

    매주 일요일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육아로 지친 아내가 쉬거나 외출할 수 있도록 아이를 제가 맡습니다.
    (아이가 잠들면 책을 보거나 카페, 블로그 칼럼, 신문이나 뉴스를 읽습니다. 물론, 아이와 같이 뻗을 때도 있습니다~zzz ^^)

    읽으시는 분들 중에,
    '에이, 어떻게 저렇게 딱딱 계획한대로 살아'라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표는 만드는 것 자체가 부부간의 대화를 유도하고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충분하며,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100% 완수해야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일 임장이나 계약, 인테리어 등 계약 투자 관련 일들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일찍 퇴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그 전과 같이 제게 압박일변도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시간표를 같이 짜면서, 서로간의 원하는 것과 진심을 주고받는 것에서 큰 위안을 얻기 때문이며,
    제가 결코 말로만 내뱉고 실제로는 행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신뢰를 그동안의 노력으로 쌓아두었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약속한 것이라면 무조건 했습니다.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면 새벽 3,  4시라도 꼭 했습니다)

    아! 한가지 아주 작은 팁이지만 드리자면,
    일요일에 아내가 외출하고 제가 아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설거지가 쌓이고 집안 청소, 빨래 등이 밀리게 되거든요.

    저는 일요일 하루는 가족들이 온전한 휴식을 보내고 서로에게 집중하기 위해,
    월요일에 '대리주X'와 같은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멘토께서 추천해주신 방법이었는데,
    저나 아내나 굉장히 만족도가 높습니다.

    약 4-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런 집안일을 할 시간에 가족에게 집중하고 또 그만큼의 비용은 제가 다른 시간을 활용해서 충분히 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추천드리고 싶어요, 대리주X! ㅎㅎ


    이상 두서없이 제가 월급쟁이로서 투자에 필요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가정에서 아내와의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한 것들이 무엇인지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적은 투자경험담 등과 같이 실제 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꾸준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인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용기내어 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부터 밟기보다,
    우선 땅바닥에 여기저기 놓인 장애물을 치워 탄탄하게 길을 정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는 그렇게 하고 나니 훨씬 자전거 타기가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럼, 다음번에 또 초보투자자들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드려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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